아메리칸 핏불테리어 등 5종
기질평가 탈락 시 소유권 포기

기질평가 받는 맹견 모습. 경남도 제공

‘맹견사육허가제’ 시행이 1년 유예됐다. 맹견사육허가제는 동물보호법 개정에 따라 맹견을 기르고 있거나 기르려는 사람은 시·도지사의 허가를 받도록 한 제도다. 애초 이달 26일부터 시행될 예정이었으나 1년간 계도기간을 두기로 한 것이다.

27일 경남도에 따르면 최근 3년(2021~2023년)간 도내 개물림 사고는 140건에서 183건으로 약 30%가 급증했다. 올해는 9월까지 141건이 발생, 이미 3년 전 1년 치 기록을 넘겼다. 그간 도소방본부엔 “이웃집 개에게 발목을 물렸다” “아침 운동 중 큰 개 2마리에게 허벅지와 엉덩이를 물렸다”라는 등 피해 신고가 잇따라 접수됐다.

이 같은 개물림 사고 증가에 정부는 올 4월 동물보호법을 개정했다. 핵심은 ‘맹견사육허가제’ 도입이다. 정부 기조에 맞춰 경남도 역시 최근 ‘경상남도 동물보호 조례’를 손봤다.

이에 따라 맹견을 키우고 있는 견주는 지난 26일까지 사육 허가를 받아야 했다. 맹견을 소유하려는 자도 입양 30일 이내 동물 등록·책임보험 가입·중성화수술 등 요건을 갖춰 기질평가 신청을 내야 했다. 그러나 농림축산식품부에서 최근 맹견사육허가제에 대해 내년 10월 26일까지 계도기간을 마련했다. 맹견 소유자의 부담과 전국 지자체 현장 여건을 고려했다는 설명이다.

기질평가 비용은 1마리당 25만 원으로, 견주 자부담이다. 만약 허가받지 않은 채 맹견을 사육하면 1년 이하의 징역이나 1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다. 대상 맹견은 △도사견 △아메리칸 핏불테리어 △아메리칸 스태퍼드셔 테리어 △스태퍼드셔 불테리어 △로트와일러 등 5종과 그 혈통을 이어받는 잡종견(믹스견)이다.

기질평가에서 점수 미달로 탈락 시 2번의 재교육·재훈련 기회를 제공하나, 최종적으로 허가를 받지 못하는 경우엔 견주가 소유권을 포기해야 한다. 특히 공격성이 심한 맹견의 경우 안락사까지 고려돼 견주들의 반발이 높다.

강대한 기자 kdh@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