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양은 부산 미래 경쟁력 확보에 중요한 기업” [기업 살리기 프로젝트]
‘성공 스토리 대명사’ 이미지 회복 절실
‘누구나 금양이 될 수 있다.’ 최근엔 이 문장이 좋은 의미로 쓰이지 않는다. 불성실 공시나 상폐 위기를 겪는 기업 앞에 붙는 말이 됐다. 금양의 최근 움직임이 그만큼 큰 충격을 줬기 때문이다.
원래 지역 사회에서 금양을 바라보는 시선은 매우 긍정적이었다. 금양은 70년 전 부산 사상구에서 식품제조업에서 시작해 경공업 육성기에 발포제 사업으로 변화를 꾀하고 4차 산업혁명과 ESG 트렌드에 따라 이차전지 분야로 업종을 확대해 왔다. 한때 발포제 분야 세계 1위 기업이라는 타이틀을 갖고 있던 금양은 새로운 분야에 과감히 도전하는 기업으로 지역에서는 성공 스토리를 이뤄가는 기업의 대명사였다.
부산시를 비롯한 공공 부문에서도 금양은 지역 발전에 중요한 역할을 해 주길 기대하는 기업이었다. 이 때문에 시는 부산 기장군 장안읍에 동부산 이파크 산업단지를 조성하고 이차전지 클러스터를 만들려는 청사진을 갖고 있다. 이 핵심 ‘키’가 금양이었다. 시는 최근 몇 년 새 금양과 투자 양해각서를 체결하고 행정부시장을 전담 책임관으로 임명해 기업 규제 완화 등에 나서는 등 금양을 주요 선수로 육성하려 했다. 눈에 띄는 대기업이 없는 부산에, 향토기업이 대기업 수준으로 성장한다면 큰 임팩트가 될 것으로 기대했다.
실제로 부산시 행정부시장과 금양의 부사장은 핫라인을 구축하고 매주 정례적으로 의견을 교환하며 동부산 이파크 산업단지 기회발전특구 지정 및 앵커 기업 선정. 산업용수 및 전력 문제 해결 등 지원책들을 만들어나가고 있었다.
지역 산업계는 이차전지 클러스터의 핵심인 금양이 흔들린다면 시의 육성 정책도 흐지부지될 것으로 본다. 경북 포항시만 보더라도 에코프로비엠, 포스코 등 이차전지 관련 대표 기업들이 있고 이들을 중심으로 생태계가 형성돼 있다. 부산 이차전지 산업의 핵심인 금양이 흔들린다면 클러스터 자체도 위기를 맞을 수 있다. 또 산업 육성 전략인 모빌리티, 스마트 제조는 금양의 배터리 산업과 맞물려 있기도 하다.
지역 대학에서도 미래산업을 선도하는 금양은 중요하다. 금양은 기장 신공장이 건설되면 750명 이상을 추가 충원할 예정이다. 또 금양은 부산대, 국립부경대, 국립한국해양대, 동의과학대와 인력 양성 등을 위해 협력 중이다. 금양과 부경대는 2023년 10월 부경대 용당캠퍼스에 전지공동연구센터를 세우기도 했다.
부산시 김봉철 디지털경제실장은 “금양은 역사적, 지역적, 산업적으로 여전히 역할과 가치가 분명한 회사이며 부산 미래 경쟁력 확보 측면에서도 중요한 기업”이라며 “누구나 금양이 될 수 있다는 의미가 좋은 의미로 자리 잡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장병진 기자 joyful@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