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50여일 만에 또 부산행… 내년 지방선거 공들이기

이은철 기자 euncheol@busan.com , 변은샘 기자 iamsam@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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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도부, 14일 부산시당서 현장 최고위
지난 9월 부울경 예산협의회 후 재방문
지선 앞두고 지역 여론 기류 의식한 듯
“시당위원장 선거 갈등 무마용” 분석도

지난 9월 23일 오전 부산 동구 더불어민주당 부산시당에서 열린 부울경 예산정책협의회에서 정청래 대표가 인사말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9월 23일 오전 부산 동구 더불어민주당 부산시당에서 열린 부울경 예산정책협의회에서 정청래 대표가 인사말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당대표가 14일 부산을 찾는다. 부산에서 부산·울산·경남(PK) 예산정책협의회를 주재한 지 두 달도 채 되지 않은 시점이다. 정 대표가 불과 50여 일 만에 부산행에 다시 오른 배경을 두고 다양한 해석이 나오는 가운데, 지역 정치권에서는 내년 지방선거에서 민주당이 부산을 탈환하기 위해 총력전에 나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12일 여권에 따르면, 정 대표는 이날 부산 동구 민주당 부산시당에서 현장 최고위원회의를 개최한다. 이어 오후에는 국내 최대 규모의 게임 행사인 지스타2025가 펼쳐지는 벡스코를 찾아 게임업계 현장 간담회를 갖는다. 이날 현장에는 이재명 대통령의 현장 방문이 한때 검토됐으나 결국 무산됐다.

정 대표 등 민주당 지도부의 이번 부산 방문은 지난 9월 23일 부울경 예산정책협의회 이후 52일 만이다. 당시 정 대표는 “부울경 30분 시대를 위해, 그리고 지역균형발전의 새로운 지평을 열어가기 위해 모든 역량을 다하겠다”며 지역에 산적해 있는 교통 인프라 사업의 적극적인 추진 의지를 드러낸 바 있다.

여권에서는 최근 게임 산업 육성 의지를 드러내고 있는 이재명 대통령이 부산을 e스포츠 중심지로 만든다는 공약을 내놓기도 했었던 만큼 정 대표가 이번에는 이와 관련한 깜짝 선물을 내놓지 않겠냐는 관측을 내놓는다.

민주당이 이처럼 부산행에 자주 오르는 것을 두고 지역 정가에서는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우선 내년 지방선거가 200여 일 앞두고 있는 것과 무관치 않다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민주당은 최근 여론조사에서 부산의 여론을 엿볼 수 있는 PK에서 국민의힘에 밀리는 양상을 보여왔다. 그러나 불과 한 주 만에 다시 뒤집기에 성공하면서 여론은 한 치 앞도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이다.

리얼미터가 에너지경제신문 의뢰로 실시하는 정례조사를 살펴보면 먼저 지난달 23~24일 만 18세 이상 1001명을 대상으로 한 10월 4주 차 정당 지지도 조사 결과, 민주당은 PK에서 32.6%의 지지율을 기록했다. 이는 45.6%를 기록한 국민의힘에 13%포인트(P) 뒤지는 수치다. 일주일이 지난 같은 달 30~31일 1004명을 대상으로 한 10월 5주 차 정당 지지도 조사에서도 민주당의 PK 지지율은 변함이 없었지만 국민의힘은 52.1%로 집계되며 양당 격차는 19.5%P까지 벌어졌다.

그러나 가장 최근 조사인 지난 6~7일 1004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는 부울경이 민주당 지지율을 적극 견인했는데, 전주 대비 PK에서 11.1%P나 오른 43.7%로 나타났다. 이 기간 국민의힘은 14.2%P 하락한 37.9%를 기록했다.

민주당이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PK에서 한동안 우세를 유지하다 역전에 허용한 뒤 다시 뒤집기에 성공하는 등 급격한 여론 변화가 발생한 것을 두고 지역 정치권은 물론 여의도에서도 배경에 대한 해석이 분분하다. 리얼미터는 “이 대통령의 APEC 성과와 코스피 최고치 경신 등 경제 회복의 긍정 신호, 그리고 전 정권의 사법 리스크 부각에 따른 반사 이익을 바탕으로 지지율이 상승했다”며 “특히 국민의힘에서 이탈한 부산·울산·경남 지역 지지를 흡수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직전 정권을 향한 민주당의 맹공세가 지지율 급등에 주효했다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민주당 부산시당위원장 경선을 둘러싼 명청 갈등이 소강 국면에 들어선 영향이란 풀이도 나온다. 앞서 민주당 조직강화특별위원회는 부산시당위원장 경선에 도전한 4명의 후보 가운데 유동철 수영지역위원장과 노기섭 전 부산시의원을 컷오프(경선 배제)했다. 당시 이 대통령이 당대표 시절 직접 영입했으며 친명 최대 조직 더민주 전국혁신회의 공동위원장인 유 위원장을 경선 배제한 것을 두고 내부 갈등이 고조됐다. 일부 지역위원장들은 이례적으로 해당 사태와 관련해 공개적으로 문제삼기도 했으며 전국적으로는 친명계 원내외 인사 모임인 더민주혁신회의가 “정 대표의 컷오프 없는 완전 경선은 거짓이었느냐”고 반발하기도 했다.

이후 정 대표가 유 위원장에게 당대표 특보 자리를 제안했으나 이를 거절하며 여진은 계속되고 있지만 시당위원장 선출 이후 잡음은 다소 잦아드는 분위기인 상태다. 이 때문에 지역 여권에서는 정 대표의 50여 일 만의 부산 방문이 이번 시당위원장 컷오프 논란을 어느 정도 의식한 것이란 해석도 나온다.

한편, 인용된 여론조사는 모두 무선 자동응답 방식으로 이뤄졌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P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이은철 기자 euncheol@busan.com , 변은샘 기자 iamsam@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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