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면증 치료, 약물 없이 맞춤형으로 수면 회복에 초점 [닥터큐 전문의를 만나다]
동의대 부속 한방병원
동의대 부속 한방병원 권찬영(한방신경정신과 교수) 화병·스트레스센터장은 “불면증은 다각도의 평가가 중요하며, 원인에 맞는 치료가 성공의 핵심”이라고 밝혔다. 동의의료원 제공
불면증 치료는 단순히 잠을 재우는 것이 아니라 환자가 약물 없이도 정상적인 수면 패턴을 회복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중요하다. 동의대 부속 한방병원 화병·스트레스센터(이하 센터)는 최신 슬립테크 기술과 한의학을 결합한 통합 불면증 클리닉을 중심으로 한 환자별 ‘맞춤 치료’로 주목 받고 있다.
2020년부터 센터가 운영 중인 통합 불면증 클리닉은 불면증의 원인을 인지적·감정적·행동적·신체적 요인으로 세분화해 포괄적으로 평가한다. 동의대 부속 한방병원 권찬영(한방신경정신과 교수) 센터장은 “불면증은 다각도의 평가가 중요하며, 원인에 맞는 치료가 성공의 핵심”이라며 “치료가 끝난 뒤에도 좋은 수면을 유지하는 것이 진정한 회복”이라고 강조했다.
인지적·행동적 요인이 주된 경우 ‘불면증 인지행동치료’를 중심으로 진행한다. 수면에 대한 비현실적 기대나 부정적 신념을 교정하고, 수면위생 교육·수면 제한·자극 조절법 등을 통해 수면 리듬을 정상화하는 데 초점을 맞춘다.
감정적 스트레스나 신체적 불균형이 원인일 때는 침, 한약, 뜸, 추나요법 등의 신체 기반 치료를 병행한다. 한의학적 변증에 따라 고민형·놀람형·열감형·소화장애형으로 나눠 맞춤 처방을 시행한다. 예컨대 고민형의 경우 한의표준임상진료지침상 생각이 해결되지 않는 ‘사결불수’에 해당되는 것으로 보고 귀비탕을 쓰는 식이다.
센터는 비약물 치료를 원칙으로 하며, 약물 부작용에 취약한 노인·청소년 환자에게 더욱 신중히 접근한다. 수면일기와 불안·우울 척도, 한의학적 진단 등을 종합해 환자별 맞춤 치료계획을 세운다. 외래치료 외에도 단기 집중 입원 프로그램을 운영해 왕뜸·반신욕·족욕 등 전통 수면 보조요법으로 치료하며, 규칙적인 일과를 통해 수면-각성 리듬을 재설정한다.
전문 집단 명상실을 통해 주 2회 정기적인 마음챙김 명상 프로그램도 주목할 만하다. 환자들이 수면에 대한 불안과 집착을 내려놓고 현재에 집중하도록 해 치료 효과를 높이는 핵심 요소다. SNS를 통해 수면에 도움되는 명상도 안내하고 있다.
권 센터장은 20년간 수면제를 복용해온 70대 남성 환자의 사례를 들었다. 침 치료를 받으며 명상실에서 수련을 한 70대 환자는 치료 2개월 만에 수면제 복용량을 절반으로 줄이고 수면 효율을 50%에서 75%로 높였다. 권 센터장은 “많은 환자가 근본 치료 없이 장기간 약물에 의존하다 내성과 부작용을 겪는다”고 안타까워하며 “센터에서는 환자가 스스로 건강한 수면을 유지하도록 돕는 것을 목표로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권 센터장은 25억 원 규모의 3개 국책 과제를 수행 중이다. △이개 미주신경 표적 마이크로니들 약침 기반 차세대 이침 치료(13억 원) △디지털 센싱 기반 화병 디지털 치료기기 개발(10억 원) △3축 가속도 센서를 활용한 복식호흡 연구(2억 원) 등이다. 이 중 마이크로니들 약침 기술은 차세대 불면증 치료의 핵심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권 센터장은 “이 같은 연구과제 목적은 안전하고 효과적인 비약물요법을 개발하는 데 있다”며 “연구 결과가 환자에 적용될 수 있도록 임상 현장에서 적극 노력하고 센터가 교육과 연구를 병행할 수 있도록 운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윤여진 기자 onlypen@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