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의와 함께 휴&락] “디스크 자연 회복력 좋아 비수술 치료 효과적”
⑦ 우리들병원 황병욱 병원장 ‘척추질환 비수술 치료’
6주 이상 적극적 보존 치료 필요
약물치료, 진통 조절 이상의 의미
신경압박 정도·증상 심각성이 중요
대소변 장애·신경마비 때는 수술
협착증, 최소 상처 인대재건술 적용
통증 참고 운동하는 것은 피해야
범어사가 둘레길 탐방, 다도 체험, 문화유산 배우기 등으로 구성된 ‘치유의 숲’ 프로그램을 3년간 운영할 예정이다. 부산우리들병원 황병욱 병원장이 범어사 선문화교육센터의 다음관에서 다도 체험을 하고 있다.
인체는 자연 회복력을 갖고 있는데 척추 디스크도 마찬가지다. 디스크가 돌출되더라도 초기 단계에 염증 관리를 잘 하면 충분히 복원될 수 있기 때문에 대부분은 수술이 필요하지 않다. 원인 치료와 비수술적인 치료가 우선이며 수술을 하더라도 최소절개를 하자는 원칙이 중요하다.
황병욱 원장이 몸담고 있는 부산우리들병원은 부울경 지역에서 유일한 보건복지부 지정 척추 전문병원이다. 황 원장은 핵심 병소를 근본 치료하면서 상처가 적고 회복이 빠른 치료법에 대한 관심이 많다. 척추 인대 재건술, 내시경 디스크 감압술 등의 분야에서 탁월한 실력을 갖고 있다.
황 원장과 범어사 선문화교육센터의 다음관에서 인터뷰를 진행했다. 범어사는 둘레길 탐방, 다도 체험, 문화유산 배우기 등으로 구성된 가족힐링 프로그램 ‘치유의 숲’을 운영하고 있다. 요통 환자는 아프지 않는 범위 내에서 걷기, 수영 등의 가벼운 운동이 추천된다.
-‘디스크는 다시 제자리로 들어간다’는 말이 있다. 실제로 가능한 일인가.
“우리 인체는 자연 회복력이 있다. 탈출된 디스크가 원래 위치로 돌아가는 것은 아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체내 면역반응에 의해 흡수되거나 크기가 줄어들 수 있다. 이 과정에서 신경 압박이 감소하면 증상이 호전된다. 자연 치유 과정의 하나로 이해하면 된다.”
-수술을 해야 하는지, 비수술적 치료를 해도 되는지를 구분하는 기준은.
“신경 압박의 정도와 증상의 심각성이다. 통증이 있더라도 신경 손상이 없고 일상생활이 가능하다면 비수술 치료를 먼저 시도한다. 환자의 전신 상태, 나이, 직업, 생활 패턴도 고려된다. 영상 소견도 중요하지만 증상과 기능 저하의 정도가 수술 결정에 더 중요하다.”
-수술을 꼭 해야 하는 경우는.
“6주 이상의 적극적인 보존적 치료에도 증상 개선이 없는 경우, 통증이 일상생활을 심각하게 방해할 경우에는 수술을 고려해 볼 수 있다. 척추신경 마비, 근력약화, 대소변 장애가 진행되는 경우는 즉각적인 수술이 필요하다.”
-약물 치료가 통증을 줄여주는 진통제 이상의 의미가 있나. 주사치료 받을 때만 효과가 있고 다시 아픈 경우가 있는데.
“약물은 단순히 통증을 숨기는 것이 아니라, 염증을 조절하고 추가 손상을 막으며 조직 회복 환경을 만드는 적극적인 치료 수단이다. 통증이 감소하면 환자가 재활치료에 적극 참여할 수 있어 근본적인 회복을 돕는 선순환이 만들어진다.”
-비수술 치료를 먼저 시도하는 것이 의미가 있나. 비수술 치료를 받다가 효과가 없어 수술을 하게 되면 결국 시간만 낭비하게 되는데.
“실제로 많은 척추 질환이 보존적 치료만으로 호전이 되며 그래서 수술을 피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된다. 나중에 수술을 하더라도 치료 기간 동안 염증이 가라앉고 환자가 충분한 정보를 얻어 더 나은 결정을 내릴 수 있게 해준다. 일정 기간 내에 증상 개선이 없거나 악화되면 그때 수술을 고려해도 된다. 이런 과정은 치료 실패가 아니라 적절한 치료 경로를 따른 것이다.”
-통증이 심하면 무조건 심각한 질환인가.
“통증의 강도와 질환의 심각성은 비례하지 않는다. 급성 디스크는 극심한 통증을 유발하지만 대부분 보존적 치료로 호전되는 반면, 협착증은 경미한 통증이지만 점진적으로 신경 손상이 진행될 수 있다. 근력 저하, 감각 이상, 보행 장애와 같은 신경학적 증상이 질환의 심각성을 판단하는 더 중요한 지표이다.”
-척추질환으로 수술을 권유받았을 때 환자가 확인해야 하는 사항은.
“수술의 명확한 목적과 예후, 합병증 여부를 꼭 확인해야 한다. 필요하다면 다른 병원의 2차 소견을 받고 병원의 경험과 의료진 숙련도, 수술법에 대한 판단도 수술 성공률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므로 고려해야 한다.”
-최소침습 척추수술은 기존의 수술과 어떻게 다른가.
“절개를 최소화하고 내시경이나 미세 현미경, 고주파와 레이저 등의 특수 기구를 사용해 주변 조직 손상을 최소화하는 치료다. 기존 수술보다 조직 손상이 적고 출혈이 적으며 회복이 빠르다.”
-척추 인대재건술은 어떤 치료인가.
“척추관 협착증이나 척추전방전위증으로 인한 척추불안정이 동반된 경우에 적용되는 최소침습 수술이다. 두꺼워진 황색인대를 제거하여 신경 압박을 해소하고 인공인대로 척추뼈 사이를 묶어 안정성을 회복시킨다. 나사못으로 뼈를 고정하지 않아 운동성을 유지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나이가 많으면 마취나 수술의 위험이 따르는데 어떻게 해야 하나.
“나이가 많아서 수술을 못하는 경우는 없고 수술여부에 대한 판단은 전신 상태가 더 중요하다. 최근에는 마취 기술 발전과 최소침습 수술로 고령 환자도 안전하게 수술 받을 수 있다. 우리 병원에서는 올해 99세 환자분이 내시경 디스크 수술을 받고 회복돼 일상으로 복귀한 사례도 있다.”
-수술 후에도 통증이 지속되거나 합병증이 생기는 경우가 있는데 왜 그런가.
“불완전한 신경 감압, 인접 분절의 새로운 문제 발생, 수술 부위 유착이나 반흔 조직 형성이 주요 원인이다. 수술 전 진단이 정확하지 않은 경우에도 통증이 남을 수 있다. 만성 통증이 신경계에 각인되어 구조적 문제를 해결 후에도 통증이 지속되는 경우도 간혹 생긴다.”
-등산을 즐기는 분들이 많은데 척추 질환 예방 차원에서 주의할 점은.
“올바른 자세 유지, 적정 체중 관리, 근육 강화 운동이 기본이다. 등산 시 완만한 코스를 선택하고 등산 스틱을 사용하며, 하산 시 천천히 내려오고 무거운 배낭은 피해야 한다. 등산 전후 충분한 스트레칭으로 근육을 풀어주면 도움이 된다.”
-허리 통증이 있는 경우에 운동을 하지 말아야 하나, 아니면 가벼운 운동은 해도 되나.
“2~3일간 휴식 후 통증이 줄어들면 걷기, 수영, 실내자전거 등 저강도 운동부터 시작한다. 통증이 심해지지 않는 범위 내에서 점진적으로 강도를 높이되 통증을 참고 억지로 운동하는 것은 피해야 한다. 무거운 중량 운동, 허리를 비트는 동작, 충격이 큰 운동은 기능이 충분히 회복될 때까지 금지하는 것이 좋다.”
김병군 기자 gun39@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