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가덕신공항 건설과 국가계약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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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봉재 (주)이화기술단 대표이사


가덕신공항은 부산 가덕도에 새로 조성되는 국제공항으로 기존 김해공항의 용량 한계를 극복하고 부산 및 주변 지역의 교통인프라를 강화하기 위해 건설이 준비되고 있는 대형 프로젝트이다. 김해공항 국제선 이용 현황을 보면 2023년 648만 명, 2024년 895만 명, 국제선 화물은 출발 기준으로 2022년(6784t) 대비 2024년(5만 98t)에 약 7배 증가해 여객 이용은 물론 항공 화물도 동반 성장하고 있다.

가덕신공항 입지 결정 시 많이 비교 검토된 간사이국제공항도 기존의 오사카 이타미공항이 포화상태가 되어 확장해야 했으나 시가지 내에 위치하여 소음 민원, 주변 산악 지형으로 인한 비행안전문제, 토지 취득의 어려움 등으로 오사카에서 남서쪽으로 30km 떨어진 곳에 인공섬을 조성하여 20m의 연약지반을 개량하고 30m 높이의 상부토를 매립하여 해상 공항으로 건설하게 되었다. 준공 후 50년간 8m 침하하는 것을 목표로 하여 건설하였으나 개항 당시 이미 8m가 침하하였고 현재도 매년 7cm씩 침하하고 있다. 2018년 9월에는 태풍 제비로 인해 공항 전체가 침수되며 상당한 피해를 입었다. 1987년 1단계 공사를 착공하여 1994년 개항할 때까지 8년의 공사기간 동안 30조 원 공사비가 40조 원으로 불어나 있었다.

우리나라 대형 공사 입찰 방식은 종합평가낙찰제, 일반경쟁입찰, 우선 협상에 의한 계약 등의 방법으로 진행되고 있다. 이러한 방법은 가격, 일정, 품질 등의 계약조건 확정방식으로 계약되기에 단기간에 계획된 미흡한 기본계획이나 기본설계를 기초로 건설사가 실시설계하여 계약한다는 것은 건설사가 많은 리스크를 안을 수밖에 없는 것이다.

부전-마산간 복선 전철 건설사인 A사는 턴키방식계약으로 공사를 진행하다 낙동강 연약지반 통과 구간에서 연약지반 파괴 현상이 나타나 복구공사에 1조 원 이상의 추가공사비를 부담하고 5년 이상의 준공기한이 미루어져 국민 불편과 함께 기업의 손실 또한 클 수밖에 없었다. 종합평가낙찰제는 참여 시공사가 짧은 시간에 조사 설계하여 소수의 평가위원들이 밀실에서 평가하여 낙찰자를 선정함으로 설계 도면의 적정성, 공법의 타당성, 시공성이 기술자문회의를 통하여 제대로 검증되지 않고 계약조건이 확정되기에 국내 굴지의 건설사가 여러 가지 사유로 계약을 포기하게 된 것이다.

간사이공항, 홍콩 첵랍콕 국제공항, 싱가포르 창이공항 등 대부분 해상공항은 설계기간 제외하고 7~8년간 공사기간이 소요되었다. 연약지반 공사의 현실은 시공 중에 현장사고 발생 또는 공사 후 하자발생이 다반사적으로 일어나 설계자, 시행자, 도급자 간의 분쟁과 공사사고, 부실공사, 국고낭비, 노동력낭비, 하자분쟁, 민원 발생 등으로 사회적 지탄을 받고 있는 현실이다.

이는 첫째, 연약지반 공사에 따른 설계 품질의 불량, 둘째, 현장지반 조사 시험자료의 불비, 셋째, 비전문가의 설계 수행, 넷째, 설계심의위원의 검토 불비, 다섯째, 계획시행자의 소홀한 계획 추진에서 일어나는 일이므로 공사 계약 전에 실시설계를 충분히 검증하고 부산신항 건설, 거가대교 건설 과정에서 연약지반에 대한 경험을 축적한 다수의 지역 전문가 자문을 거치는 것이 사업비와 공사기간을 최소화하는 방안이라고 제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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